요즘 비행 1-2시간 이내에 여행을 가려면 고민이 많아지죠. 뭔가 비행기 타고 여행가고 싶은데, 멀고 정보 찾기도 귀찮고 말이죠. 그렇게 가까운 곳은 확실히 너무 제한적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주여행을 추천합니다. 저의 첫 제주여행은 ‘수학여행’이었는데, 그때는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어딘가 돌아다니느라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스무살 넘어 간 첫 가족여행이 바로 제주였는데요. 올해도 한번 가야 하는데 벌써 날이 많이 서늘해졌네요.
문득 휴가를 생각하니(아직 입사한지가 오래되지 않아서.. 하하) 지난 제주여행들이 떠오릅니다.
다들 자기만의 제주가 있겠지만 저에게 제주란 세화와 평대입니다. 렌트도 필요없고, 딱히 관광지도 없지만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어요. 많은 숙소들을 경험했는데, 여전히 새로운 숙소들이 생기고 있고요.
제가 단골로 찾는 가게들을 소개할게요.
명진전복
명진전복은 그야말로 스테디 셀러입니다. 세화해변을 따라 주욱 걷다보면 좀 지칠쯤에 이 가게가 보여요. 아마 대부분의 손님들은 차를 가지고 방문하시겠죠? 처음 방문한지 5년이 넘었는데, 가면 갈 수록 사람이 많아요. 그럼에도 명진전복만의 담백한 전복 돌솥밥은 오랜 대기에도 먹을 가치가 있어요.
메뉴는 전복돌솥밥과 전복죽, 전복구이와 전복회입니다. 대기 시간이 무척 길어서, 대기를 걸어놓고 평대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오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평대 성게국수
평대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은 바로 이 평대 성게국수집입니다. 평대에 있는 성게 국수를 파는 집이예요. 여기가면 항상 무리하게 주문하고, 막걸리도 함께 주문합니다. 밖을 나설 때면 볼이 발그레 기분이 알딸딸해지죠. 가격도 8천원정도면 대부분 먹을 수 있고요. 돌문어 부침개에 막걸리 세트가 있는데, 12,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작은 테이블에 앉아 늘 고민하지만 모든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다보면 테이블이 가득차고요. 그렇게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다보면 생각보다 늘 많이 먹게되는 가게 입니다. 요즘에는 근사한 인테리어에 화려한 플레이팅을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런 가게를 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지켜내는게 더 근사해보이거든요.
괜찮은 술책
오후 다섯시부터 막 열두시까지 열려있는 작은 요릿집입니다. 저도 소주한잔, 맥주 한모금 하러 이곳을 찾았죠.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일본식 코타츠 테이블이 있어요. 한우와 야채를 구워먹을 수 있는데, 저는 수제 흑되지 돈까스와 명란구이를 먹기로 했습니다.
푸짐하게 계란 후라이가 두개 올라간 돈까스는 바삭하지는 않지만 든든하게 아주 맛있었고요. 막 나온 생맥주와 잘 어울렸었는데.. 다음에 간다면 한라산 + 토닉워터에 도전해보겠습니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둘이 혹은 셋이 다정한 술자리 하기 좋은 곳입니다. 아차, 여기는 종달리예요.
다시 가고 싶다, 제주 여행
제가 매번 여행 가고 싶다고 징징거리면 저희 정이사님은 매번 다정하게 언제갈거냐고 물어봐주십니다. 저를 스쳐간 많은 팀장님들 가운데, 유난히 휴가만 간다고 하면 저를 1등 직장인을 만들어주셨었죠.
” 너 가서 문제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래? “
이제는 압니다. 직장인 1이 없다한들 회사는 잘 돌아가고, 제가 책임질 무서운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요. 가끔은 쉬어가고, 가끔은 돌아가고 그래야 오래오래 회사를 다닐 수 있겠죠. 당장 떠날 수 없더라도 계획을 잡아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좀 쉬어가는 기분이 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