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사팀장 그녀.

생각해보니 올해 일이 많았네요. 10년을 넘게 다닌 첫 회사를 그만두고, 이렇게 새로운 회사에 와서 제품을 기획하고 첫 릴리즈를 앞두고 있으니 말이죠. 그때 그녀가 저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마음먹게 해주지 않았다면 지금 달라졌을까요?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꽤 오래 전인데요. 연구원인 그녀와 QA였던 저는 꽤 설전이 잦은 사이였답니다. 그러다가 무려 1달이 넘게 미국에서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세끼 꼬박꼬박 같이 먹으며 가까워진 특별한 사이죠. 그녀는 잘 웃고, 얘기도 잘 하는 것 같지만 은근히 고집도 있고, 은근히 방어적인데가 있었어요.(나중에는 이게 장점이 된다는 걸 알았지만 첫 만남에서까지 그렇지는 않았죠. 하하하)

하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동갑내기 친구인데요.

지난 번에는 일하다 달콤한 케이크를 하사하시여 저의 탄성을 자아냈다는! 친구든 친구 예정이든 일단 먹이면 좋아집니다. 가끔은 엉뚱하고, 가끔은 다정하고. 지나치게 저를 좋아하는게 흠인 그녀.

사실 그녀는 천상 개발자예요. 개발하는 걸 좋아하다니(저희 회사는 이런 분들 천지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덜 돋보이는 부분이 있죠..) 그저 저와 같은 개발알못에게는 신기한 일이죠. 꼼꼼하고, 어떤 개발을 하든지 오너쉽을 갖고 차근차근 하는 것도 장점이예요. 심지어 QA보다 예외 케이스를 먼저 찾는단 말이죠. 그래서 그녀가 개발한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덜 신경쓰게 되어 매우 좋습니다. 기획자로써도 QA로써도 말이죠. 이제는 제법 손발이 잘 맞아서 함께 일하면 좋아요.

그녀에게 인사팀장이라는 직함을 주겠다고 했더니, 저에게 가져갈거 아니냐고 되묻더군요. 물론 신입이 들어온다면 받아오겠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언제 오는 거죠? 레이지버드는 무조건 잘 될 예정이니 곧 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인사팀장은 반납하세요. 제가 개발자 1로 역할을 바꿔드리겠습니다.

레이지버드 팀원들을 계속 소개할 수 있도록 사람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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